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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탑건 : 매버릭> 이야기

영화 리뷰

by 영화이야기 2022. 6. 25. 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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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탑건 : 매버릭> 포스터

 

톰 크루즈 주연의 <탑건>(이하 '탑건1')은 1986년에 개봉했다. 나도 극장에 가서 봤던 기억이 난다. 36년 만에 후속편이 나왔다. <탑건 : 매버릭>(이하 '탑건2')이다. 또 극장에 가서 볼 수밖에 없었다. 

 

<탑건2>는 <탑건1>과 스토리는 이어진다. 그런데 전체적인 영화의 구성은 거의 완벽하게 동일하다. 처음에 주인공 '매버릭'(톰 크루즈)의 능력을 보여주는 장면이 나온다. 그리고 그의 원칙에서 벗어나는 행동으로 인해 능력에 비해 평가가 낮음을 보여준다. 또한 갈등과 절망의 순간이 나온다. 그리고 마지막 작전에서, 즉 적기와의 전투에서 상상하기 힘든 승리를 한다. 그러한 감동의 여운으로 극을 마무리 한다. 

 

또한 영상과 음악이 이 영화를 이끌고 가는 힘이라는 점도 같다. <탑건1>에서는 'Take My Breath Away', 'Danger Zone', 'Great Balls of Fire', 'Top Gun Anthem' 등의 음악으로 영화의 힘을 극대화했다. 또한 당시 최신 기종이라고 할 수 있는 전투기 'F-14'의 공중 영상, 지상에서의 바이크 영상, 붉은 석양으로 가득 찬 야자수 길 영상이 관객들의 감성을 이끌고 간다. 이번 <탑건2>에서도 'Danger Zone', 'Great Balls of Fire', 'Top Gun Anthem'이 그대로 등장한다. 또한 사실감 넘치는 전투기(F-18) 공중 영상, 바이크 지상 영상이 관객의 감성을 압도한다. 

 

다음은 스틸컷에 대한 느낌이다.

'매버릭'의 비행기 조종 장면이다. '매버릭'은 전투기 방향을 바꿀 때마다 끙끙, 힘들어 한다. 나이 든 조종사의 디테일이 그대로 전달된다. 힘들어 하는 그의 모습과 숨소리는 오히려 이 영화의 힘이다. 

 

'루스터'(마일즈 텔러)가 피아노를 치며 'Great Balls of Fire'를 부르는 장면이다. '매버릭'이 36년 전에 같은 곳에서 불렀던 노래(맞나?)였다. 한 때 자신이 그랬듯이 지금의 전투조종사들도 그들의 낭만을, 그들의 일상을 살아가고 있는 거다. 이 장면은 '매버릭'의 눈으로 그들을 바라보게 한다. 매우 특별한 느낌이 든다.

 

'매버릭'의 애인 '페니'(제니퍼 코넬리)의 모습이다. <탑건1>에서 '찰리'가 그랬듯이 '페니'도 '매버릭'이 절망했을 때, 용기를 준다. <탑건1>에서는 용기를 주는 데 실패하지만, <탑건2>에서는 '페니'가 '매버릭'이 스스로의 전투기 조종 능력을 증명하게 하는 용기를 북돋는다. 잔잔한 사랑이다. 마지막 장면에서 '매버릭'과 경비행기 함께 타고 나는 장면을 보면, 장년의 잔잔한 사랑을 느끼게 한다.  

 

'매버릭'이 훈련하는 탑건 중 한 명인 '행맨'(글렌 포웰)이다. 그의 역은 <탑건1>에서 '아이스 맨'이기도 하고 '매버릭'이기도 하다. 거만하게 스스로가 최고라고 여기는 모습에서 '아이스 맨'이었고, 마지막 작전에서 '대기 파일럿'으로 자기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매버릭'이었다. 거만하고 경쟁심이 강하지만 경쟁자를 미워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둘 모두의 모습이기도 하다. 

 

여성전투기 조종사 '피닉스'(모니카 바바로)의 모습이다. 이번 <탑건2>에서는 여성 조종사가 나온다는 점에서 시대를 반영한다. '피닉스'는 모든 조종 능력에서 최고 수준이다. 여자라서 특별한 점은 하나도 없다. 그냥 최고의 전투기 조종사일 뿐이다. 

 

이 영화를 보면서 들었던 느낌은 다음과 같다. 우선 좋았던 점이다. 앞서 말했지만 영상과 음악이 압도적이다. 전투기의 이륙 준비 장면, 이륙 장면, 활공 장면, 전투 장면 모두 압권이었다. 음악도 배경과 너무 잘 어울리는 선율이었다. (물론 전 편에서 나왔던 'Take My Breath Away'라는 강렬한 비지엠이 빠져서 아쉽긴 했다.)

 

스토리도 나쁘지 않았다. 주인공 '매버릭'과 파트너였고 '매버릭'과의 비행 중에 사고로 사망했던, 친구 '구스'의 아들 '루스터'가 탑건의 일원으로 나온다. 특수 작전의 훈련 교관을 맡은 '매버릭'은  '루스터'를 작전에서 빼고 싶어한다. 생존 가능성이 매우 낮기 때문이다. 이는 '구스'에 대해 죄책감 때문이기도 했다. '루스터' 어머니의 부탁으로 '루스터'를 4년 동안이나 해군사관학교에 받아들이지 않았던 과거도 있다. 이 때문에 '매버릭'과 '루스터'는 좋은 관계일 수 없었다.

 

또한 군의 원칙과 규율보다는 비행 중 느낌을 중시했던 '매버릭'은 많은 훈장에도 불구하고 제독이 되지 못하고 대령으로 남아있다. 군 안에서 유일하게 그를 보호하고, 그의 필요성을 느끼고 있던 '아이스 맨' (<탑건1>에서 그와 경쟁하던 전투기 조종사) 제독도 병으로 사망하게 되자 더 이상 '매버릭'이 설 곳은 없게 된다. 절망에서 그는 다시 자신의 전투기 조종 능력을 스스로 증명한다. 이를 통해 작전에 직접 투입되고, 그 작전을 성공적으로 마치면서 그 동안의 '루스터'나 '상관'들과의 갈등과 스스로에 대한 절망은 통쾌하게 해소된다. 

 

아쉬웠던 점도 말하고 싶은데 딱히 없다. 스토리나 영상에서 뭔가 아쉬운 점을 느낄 만하면, 압도적인 음악과 영상, 그리고 '매버릭'의 거친 (힘든) 숨소리가 그 여백을 매꾼다. 전투기 방향히 바뀔 때마다 등장하는 '매버릭' 끙끙(?) 힘 쓰는 소리. 그리고 느껴지는 속도감. 한 때 자신도 행했던 젊은 조종사들의 일상을 넌지시 바라보는 장년의 눈빛. 그러한 디테일로 영화의 헛점을 발견할 여유를 주지 않는다. 이 영화는 긴장감이 좀 풀릴 때쯤마다 이런 여운들로 그 틈을 매우고 있었다. 완벽하게 좋다는 느낌은 없었지만, 아쉬웠던 점을 발견하기 어려웠던, 보기드문 영화라고 할 수 있겠다. 

 

1편과 2편 사이에 36년이 흘렀다. 36년이면 우리나라가 일본의 식민지였던 기간이다. 36년. 생각보다 길지 않다는 생각도 잠깐,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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