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니스 호퍼와 피터 폰다라는 감독과 배우 이름만 생각나는 영화. 정말로 오래전에(아마도 90년대 초반이 아닐까) 누가 재밌다고 해서 비디오테입 구하는데 꽤나 고생한 영화. 헐리 데이비슨을 처음 알게 된 영화, 언젠가 모터사이클 여행을 떠나야겠다고 다짐하게 했던 영화입니다.
내용은 자세하게 생각나지 않네요. 정말 옛날냄새 짖게 나는 화질에 케케한 구레나룻 수염, 가죽‘잠바’, ‘장발’머리를 볼 수 있었습니다. 60년대 히피들의 모습, ‘자유’를 상징하는 외형일 수밖에 없는 듯.
데니스 호퍼(빌리 역)의 장면이다. 무슨 얘기 했는지 자세하게 생각나지 않는다. 데니스 호퍼는 이 영화의 감독이기도 하다. 아무튼 범죄 수익(돈)을 비닐에 잘 말아서 바이크 연료통에 숨기고 피터 폰다(웨트 역)와 함께 떠난다.
이 영화에서 그럭저럭 생각나는 장면은 대략 3가지 정도. 우선 마약을 판돈을 오토바이 연료통 안쪽에 꾸겨 밖아 넣는 모습. 여행 중간지에서 주인공들이 마약을 했을 때, 정신없이 그려지던 화면. 허무하게 그래서 너무나도 화나게 죽어버리는 주인공들의 최후.
2005년 쯤에 개봉한 모터사이클 다이어리라는 영화가 있다고 하더군요. 전 그 영화를 보지 못했지만, 주위 사람들의 평에 의하면 좋은 영화라고, 체 게바라가 혁명가가 되기 전에 겪었던 여행이라고. 이런 얘기를 들으니 이미 구심점을 향해 가는 단편적 혹은 입체적 경험들을 그린 이야기일 수밖에 없을 듯합니다. ‘수렴적’ 구성일 수밖에 없다는 결론이 납니다. 구조로 보면 ‘닫힌’ 구조일 듯, 이라고 생각하면서 아직까지 보지 못한 영화네요.
피터 폰다(웨트 역)의 한 장면이다. 이 장면도 기억이 애매하다. 바이크를 타고 여행하는 과정에서 마약하는 장면이 있다. 마약 장면으로는 매우 인상적었다. 마지막 죽는 장면은 아직도 잊혀지지 않는다.
이지라이더는 그들의 단편적인 경험들이 ‘발산적’ 구성을 띠고 있습니다. 어떤 목적을 향해 가는 모습이 아니니까요. 또한 그들의 의미 없는 죽음(=개죽음=결론 없는 죽음)은 영화의 구조를 열어 놓습니다. ‘열린’ 구조의 영화입니다. 열린 구조이기 때문에 이 영화는 보는 이들의 상상력과 결합하여 영원히 지속됩니다. 결론이나 목표가 없죠.
'모터사이클'과 '여행'이라는 소재는 어떤 방식으로든 ‘자유’를 표현하는 상징입니다. 그렇게 본다면 ‘자유’라는 영화소재의 본질에 보다 접근해 있는 영화는 이지라이더일 거 같다는 생각이. 자유는 일정한 결론과 목표를 갖게 될 때 이미 사라져 버리는, 발산적 에너지라고 할 수 있으니까요.
삶에서도 일정한 목표는 마찬가지로 발산적 에너지를 한쪽으로 닫아버리는 경향이 있는 듯합니다. 이 때문에 자유를 갈구하는 사람은 언제나 불안할 수밖에 없을 듯. 실체도 없는 ‘의미있는 목표’라는 신화가 인생을 살아가는 우리를 무서운 얼굴로 노려보고 있으니.
모터 사이클의 질주 장면이다. 광활하고 황량한 대지에 일자로 뻗은 길을 헐리 데이비슨을 타고 질주하고 싶다는 생각이 여전히 든다. 이 조합이 왜 그렇게 멋져 보였을까.
수퍼에고와 리비도 사이의 긴장, 그것이 삶이라면 일반사람은 꿈속에서 조차 벗어나지 못한 그것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 것, 불안과 신경쇄약, 마약과 환각, 정신나감, 몽상, 윤리의 바깥쪽 어디, 그리고 몸. 이러한 것들이 목적 없는 자유의 실체가 아닐까요. 우리가 정말 피하고 싶다는 '비정상', 전 이것이 도가의 소요이며, 불교의 열반임을 의심하지 않습니다.
갑자기 모터사이클 다이어리를 보고 확인할 것을 확인하고 싶어지네요. 그리고 이지라이더를 한 번 더 보고 싶어지고. 계절답지 않은 봄-여름 간절기에 말같지 않은 말을, 그것도 옛날에 한 말을, 재탕으로 반복해가며 이렇게 이러고 있네요. 봄에서 여름으로 가는 길에 여름 타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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